Workroom Project
about project
[workroom project]는 [고시텔] 작업 이후 허무와 공허로 무기력해졌을 때 시작하게 되었다. 당시 또래 예술가들과 자주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그곳에서 의미 없이 시간을 보내던 나는 무언가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자극을 받았다. 역시나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은 사진이었다. 특히 공간과 사람을 찍는 사진에 자신이 있었는데, 마침 예술가들과 함께 있어서 그들의 작업실을 찍어보기로 마음먹었다. 작업실과 작업물은 예술가와 묘하게 닮아있었다. 그것을 한 장의 사진으로 담는 작업은 꽤 흥미로웠다. 이 사진은 작가의 프로필로 사용되기 좋았고, 기록물의 가치도 있었다. 하지만 서울에서 몇 번의 촬영 후, 강릉으로 내려오게 되어 더는 진행할 수 없었다. 한동안 멈춰있던 작업은 최근 강릉에 예술가들을 알게 되어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강릉에서 이어질 [workroom project]는 나의 적당한 활력이자 기록적인 의미도 가지며, 예술가들을 만나며 소통할 수 있는 측면에서 위로와 관련된 작업이기도 하다.
Nahum Kim
Interview
언제부터 그림 그리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가?
어릴 적에 누나가 연습장에 만화를 그리는 취미가 있었다. 둘째인 나도 자연스럽게 누나를 보며 그림을 그리는 일에 취미를 붙였다. 그 이후로 여동생도 마찬가지… 연습장만화라고나 할까. 그게 우리 집에선 일종의 장르처럼 자리 잡았다. 책꽂이엔 누나가 만든 연습장만화가 여러권 꽂혀있었다. 나는 그에 비해 성실하게 연습장을 채우지는 못하고 이것저것 그리다 말고 노트를 바꿔버리곤 했다. 그렇게 셋 다 그림을 좋아했는데 막상 진학, 진로를 준비할 때는 전부 전혀 다른 길을 선택했다. 만화가라는 직업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고 예술가가 되기 위해서 예술대, 미대를 준비하는 것은 우리 집안 형편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섣불리 판단했던 것 같다. 그렇게 여러 일을 하다가 결국 지금은 다시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독학으로 그림을 그렸다보니 미술전문가 스러운 단어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예술, 회화… 뭐 이런 단어들이 그렇다. 그냥 창작활동을 한다. 정도의 동사가 편한 느낌이다.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철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개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내 경우에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직 시각적인 유희나 테크닉만을 향유하는 것도 작품을 즐기는 방법이지만 나는 그 그림에 담긴 메시지나 철학적인 부분에 더 큰 매력을 느낀다. 이 그림이 보는 이로 하여금 어떤 의미와 감동을 주는지, 이 그림을 그린 사람은 어떤 생각을 갖고 이 그림을 그렸는지를 생각하는 일이 내겐 작품을 감상하는 가장 큰 재미다. 아는 교수님께서는 나의 이런 취향에 대해서 말했더니, 나 같은 유형의 사람은 그림의 앞이 아니라 뒤를 보는 사람인 것 같다고 했다. 맞는 말인 것 같다.
주제를 찾을 때 어디서 영감을 얻나?
몇 년 전만해도 모든 영감의 원천은 내 안에 있다고 여겼다. 그래서 외부의 유입은 최대한 차단하고 내 심리 상태나 내 생각에만 집중을 했다. 처음 그 태도로 작업에 임할 땐 즐거웠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내 안에 갇혀있는 상태로는 더 이상 새로운 것이 나올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여러 환경의 다양한 인생을 접하고 그것에 흠뻑 취하고 나서 다시 나와 나를 새롭게 바라볼 때 내 안에 잠재된 무언가를 발견하게 되는 것 같다. 사람과의 대화, 여행, 독서, 영화가 그런 역할을 한다.
상상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나도 궁금하다. 방심하고 있다가 갑자기 어디선가 마구마구 쏟아질 때도 있고, 제발 떠올라 달라고 물을 떠놓고 몇날며칠을 빌어도 나오지 않을 때는 나오지 않는다. 그런 얄미운 상상력이라 언제 어디서든 바로 메모할 수 있도록 늘 환경을 만들어 놓는다. (거의 병적인 수준으로)
당신의 그림은 감각적이면서 동시에 유쾌하다. 어떤 생각으로 그리는가? 아니면 원래 본인의 성격이 그러한가?
자주 웃고 자주 울고… 어릴 적엔 감정기복이 심한 편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좀 나아지는 듯한데, 그런 들쑥날쑥한 성격이 그림에도 드러나는 게 아닐까 싶다. 어쩔 땐 감성 가득한 그림을 그리고 싶다가도 가끔씩은 세상에 괜히 화가 나서 불같은 그림을 그리고 싶어지기도 한다. 되레 비슷한 감정을 계속 그림으로 풀어내는 작가들이 내게는 더 신기하다.
그럼 광고 그림에도 당신 특유의 아이러니를 표현하는가?
표현을 하려고 하는데 이미 남의 돈으로 프로젝트를 꾸리게 되는 이상, 온전히 내 맘대로 끌고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그것이 예의라고 생각한다. 정말 100% 내 스타일을 존중해주는 광고주가 나타나면 좋겠지만 내가 광고주라도 그러고 싶지 않을 것 같다.
Jisu Kim
Interview
회화(설치,예술등등)에 입문하게 된 계기를 설명해 달라.
무엇인가에 관심이 생기면 나는 금방 흥미를 잃었다. 친언니가 처음 중학교에 입학해서 중간고사 석차 72등을 했었는데 승부욕이 강한 나는 어떻게든 언니를 성적으로 이기고 싶었다. 밤낮 없이 닥치는 대로 공부만 했고, 결국 전교 33등을 했다. 그 이후로 공부와는 담을 쌓았다. 딱 한 번의 의지였던 것이다. 매사 그런 식이다. 어쩌다 예술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뒤로 유일하게 변하지 않은 의지가 그림이 되었다. 단일한 의지를 갖고 그림과의 정면승부를 길게 이어가는 중이다. 오래도록 끝나지 않는 숙제이다.
회화란 당신에게 무엇인가?
사랑의 행위이다. 내 존재를 증명하려면 살아가면서 계속 그림을 그리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당신에게 재능이 있다는 걸 일찍 알았나? 어떻게 알았나?
사실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천부적인 재능이라 숨길 수 없었다.
일찍부터 어떤 방향으로 그리게 될 지 알았는가?
한치 앞도 예상 못했다 지금에서야 안다. 현재 작품이 있기까지는 예전부터 조금씩 방출해왔던 것들이 있기에 가능하다.
예술을 공부했나?
공부했지만 잘 모른다. 이론은 어렵다. 두뇌에 주삿바늘을 꽂고 막대한 예술 이론을 주입하고 싶은 심정이다.
당신의 작업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오는가(어디서 영감을 받는가)
인간의 생존본능은 가장 큰 영감의 원천이다. 영감은 돈에서 나온다.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없던 영감도 준다. 그래서 가난도 가끔은 유용한 것 같다. 오래 지속되면 괴롭지만…….
음악도 있다. 나는 내 분위기에 맞게 고상한 취미를 가지고 있다. 클래식을 즐겨듣는다. 그전엔 재즈를 자주 듣곤 했는데 캐논볼 애덜리의 autumn leaves를 좋아한다. 가히 최고이다. 마일즈 데이비스의 someday my prince will come은 스위스의 한 미술관에서 들었다. 트램을 타면서 내내 청취했다. 그리고 막간 시간에 감수성을 건드려주는 재즈가 있다. 아마 노암월드 작업실에서 가장 많이 들었지 싶다. duke jordan의 summertime이다. 서정적인 곡이며, 많은 영감을 얻었다. 가끔 울기도 했다. 용강 스타디움으로 이사를 오면서 내 음악적 취향도 갈렸다. 성정이 치분해진건지 클래식에 심취했다. 아니다! 이 모든 근본적인 원인은 조성진 피아니스트 때문이다. 협주곡은 굉음곡이라 생각했는데 라흐마니노프 piano concerto no.2 in c minor, op.18를 들으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클래식 입문 곡은 쇼팽의 발라드이다. 너무 슬픈 사랑 이야기 같아 눈시울을 붉혔다. 내겐 상당한 영감이 된다.
마찬가지로 술도 있다 무한한 영감을 주는 생명수다.
그림을 그릴 때 어떤 생각을 하는가?
오늘은 뭘 먹지?(웃음) 세속적인 삶이구나. 떼돈 벌고 싶다. 고사를 지낼까.
다른 작가에게 영향을 받는가?
웃기지도 않는다.
manhyuk leem
Interview
회화(설치,예술등등)에 입문하게 된 계기를 설명해 달라.
어려서부터 그림 좋아함, 학부 때 서양화 대학원 때 한국화전공
회화란 당신에게 무엇인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어떤 대상이 그림 그릴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순간은 언제인가?
어떤 순간 영감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고 오랜 관찰, 방대한 스케치, 숙고할 시간이 필요하다
혼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매우 중요하다 빈둥거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원하는 대로 이미지가 나왔는지 어떻게 아는가?
보면 안다
상업적인 작업은 어떤가?
나의 모든 작품이 상업적이라 생각한다.
상업적인 마인드를 갖게 된 계기는?
화가도 생활해야 하는 생활인이다
개인적인 작업과 상업 작업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는가?
그냥 내가 그리고 싶은 거 그린다.
당신의 작업에 정치 상황이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중요한가?
정치와 아무 상관이 없다
화가보다 저널리스트(??다른 무엇)라고 생각하나?
아니다 나는 오직 화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오히려 환쟁이(장인)에 더 가깝다
회화로 세상을 바꾸는 게 목적인가?
그림은 단지 그림이다
작업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가?
모른다.
작업이 당신에게 무엇을 선사하는가?
많지는 않지만 돈과 안정적 생활, 명예
후배 화가들에게 당부할 말은?
자신의 방법을 스스로 찾으시오
jaehun choi
Interview
설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입문이 뭐에요? 나는 여전히 그리기라고 생각한다. 그림 그리는 종이가 커진 거고 재료가 달라진 거고, 들어가는 이야기가 시간이나 공간을 다루다 보니 설치라는 형식의 범주에 있다. 처음에는 물감으로 그림 그렸고, 남들 훈련하듯이 아크릴 유화 다 했다. 그러다 잠깐 2년을 학교 안에 있긴 했지만, 물감이랑 떨어져 지냈다. 물감을 대체할 만한 것들을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형식에 상관없이 그림 그리기를 하고 있다.
설치 작업에 처음으로 흥미를 느낀 적은?
5미터 높이에 공사장 아시바를 타고 올라서 뭔가를 했는데, 발바닥에 땀나고, 다리 후덜덜 거리는데 좋았어요. 그래서 기억해야지 생각했다. 그때가 처음인 것 같다.
당신에게 재능이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나?
나는 입시할 때부터 그림을 못 그렸다. 어떻게 끈기로 미술대학을 간 것 같다. 도서관에서 작가들 화집을 통해 입시 미술처럼 똑같지 않고 다르게 하는 것을 봤다. 그래서 다르게 하다 보니 나만의 살길을 찾았다. 그 후로 점점 이상해졌다. 그림 못 그려서 다행인 것 같다. 잘 그리는 사람들은 거기서 중독되어 헤어나오기 힘들지 않을까.
유학시절은 어땠나?
힘든 기억은 일부로라도 머릿속에서 지운 것 같고. 돌아보니 작업이 남아 있었다. 10명 20명같이 주제에 대해 논의하고 전시하면서 완성작을 만들어 내는 훈련을 많이 했다. 그런 부분이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독일에서 7년 있었다. 특유의 도제 시스템이었다. 선생님의 클래스에는 다양한 매체를 다루는 친구들이 있었고, 스킬이 아니라 선생님의 사고를 따라서 그 반이 나아갔다. 이야기를 나누고 사고를 확장하는 과정이었다.
정규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정규교육을 범생이처럼 따라가는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독일유학은 다른 식의 경험이었다. 유학은 나에게 굉장히 좋은 영향을 끼쳤고, 그렇게 보면 한국에서의 정규 교육은 좀 재미없었달까. 입시 교육은 시험 제도에 맞출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입시 학원에서 기준을 배우는데, 어렸을 때는 그것이 전체가 된다. 그게 문제다.
그림을 배우는 좋은 방법이 있는가?
못한다고 인정하고 시작하면 된다. 이상해지는 것을 못 보는 게 아닌가. 그것에 익숙해져라.
작업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가?
작업은 태어났으면 살아가야한다.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작업이 살아가는 의미다. 가끔 구석에만 있는 작업물에게 미안함을 느낀다.
작업을 보는 사람들이 어떤 사고의 과정을 느꼈으면 하는가?
각자가 느낀 것으로 주절주절 나랑 대화하고 싶어지는 정도면 된다.
후배 예술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나랑도 놀자.
Jeongwon hur
Interview
언제부터 그림 그리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부모의 관심으로 시작하다가 40살이 되어 흥미를 갖게 되었다.
그림의 어떤 점이 매력적이었나? 회화의 어떤 점이 그렇게 좋은가?
나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나의 생각, 나의 이야기를 펼칠 수 있어 좋다.
그때 그림이 천직이 될 거라고 생각했나?
부모님, 선생님들이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는 사람이 되라고 해서 그때부터 쭉~~~
회화란 당신에게 무엇인가?
나만의 세계를 표현하는 도구
당신에게 재능이 있다는 걸 일찍 알았나? 어떻게 알았나?
재능이 있다는 건 모르고 끝도 없이 그릴 소재들이 떠올라 그냥 재미있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선 기술적인 숙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기술은 기본이다.
그림의 기술적인 측면을 배웠나? 배웠다면 어떻게?
그림을 즐기는 것부터 배웠다. 마음대로 하고 싶은 것 하기.
일찍부터 어떤 방향으로 그리게 될 지 알았는가?
몰랐다. 나이가 들면서 나만의 철학(가치관)이 확고하다고 생각한 후 방향이 어렴풋이 잡혔던 것 같다. 지금도 매번 안개 속을 헤매다 방향성을 갖게 된다.
작업의 과정은 어떻게 되는가?
일상에서 떠 오른 감정을 글로 남기고 시적표현을 하기 위해 다양한 시각 자료를 리서치 한다. 자료들을 모아 연구 한 후 시각화하기 좋은 미디엄을 찾아 실험을 한다.
사람들이 당신이 의도했던 것과 다르게 작품을 해석하는 게 마음에 걸리나?
그런 건 없다. 관람하는 사람들의 자유라고 생각한다.
그림에 대한 당신의 윤리적인 경계는 어디까지인가?
내 작업에서 윤리적인 경계를 생각해본 적 없다.
당신의 작업에 정치 상황이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중요한가?
동시대를 살아가기에 아마도 정치, 사회, 경제 등의 상황이 조금씩 녹아 들어 가있다고 본다.
스스로를 화가보다 저널리스트(??다른 무엇)라고 생각하나?
화가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고 예술가는 자신의 철학(가치관)을 세상과 공유하며 소통하는 자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예술가의 삶으로 살고 싶다.